자크 프레베르 -장례식장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

Surreal News|2017. 8. 14. 11:42

자크 프레베르 -장례식장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

 

 

 

 

 

 

 

 

 

 

 

 

 

 

 

 죽은 나뭇잎의 장례식에

 

 두 마리 달팽이가 조문하러 길을 떠났다네

 

검은 색깔의 껍데기 옷을 입고

 

뿔 주위에는 상장을 두른 차림이었네

 

 

 

그들이 길 떠난 시간은

 

어느 맑은 가을날 저녁이었네

 

그런데 슬프게도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봄이 되었다네

 

 

 

죽었던 나뭇잎들은

 

모두 부활하여

 

두 마리 달팽이는 너무나 실망했네

 

 

 

하지만 해님이 나타나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네

 

괜찮으시다면 정말 괜찮으시다면

 

여기 앉아서 맥주 한잔 드시지요

 

 

 

혹시 생각이 있다면

 

정말 그럴 생각이 있다면

 

파리로 가는 버스도 타보시지요

 

오늘 저녁 떠나는 버스가 있으니까요

 

여기저기 구경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제 상복은 벗으세요

 

내가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지요

 

상복은 눈의 흰자위를 검은 빛으로 만들고

 

우선 인상을 보기 싫게 하지요

 

죽음의 사연들은 무엇이건

 

아름답지 않고 슬픈 법이지요

 

당신들에게 맞는 색깔

 

삶의 색깔을 다시 입으세요

 

 

 

그러나 모든 동물

 

나무들과 식물들이

 

노래 부르기 시작했네

 

목이 터져라 노래했네

 

살아 있는 진짜 노래를

 

여름의 노래를 불렀네

 

그리고 모두들 마시고 모두들 건배했네

 

아주 아름다운 밤이었네

 

 

 

그러고 나서 달팽이 두 마리는 집으로 돌아갔네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아주 감동했네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아주 행복했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그들은 조금씩 비틀거렸네

 

 

 

하지만 하늘 높은 곳에서

 

달님이 그들을 보살펴주었네

 

 

 

 

- 플레베르 . 장례식장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 -

 

 

 

 

 

 

인생은 롤러코스터다.

 

좋은 일 속에 좋지 못한 일이 싹트고, 좋지 못한 일 속에 다시 좋은 기운이 싹튼다.

 

그런데 왜 달팽이일까?

 

 

달팽이는 시간을 상징한다.

 

달팽이를 보면 느리면서도 빠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지겨운 달팽이를 보다가 한눈팔고 나면 어느새 달팽이가 사라지고 없음을 유년시절에 대부분 경험한다.

 

시간은 언뜻 보기에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은 시간 앞에서 살아있지만 동시에 죽어간다.

 

모든 자연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있지만 장례식을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

 

 

 

 플레베르는 '장례식장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에서 '부활'이라는 주제를 초현실로 풀어낸다.

 

죽은 나뭇잎은 다시 부활했다.

 

 

 

모든 게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았다.

 

모든 생물은 후대에 유전자를 전달하고 다시 비슷한 모습으로 환생한다.

 

육체는 DNA를 타고 끊임없이 죽음과 소생을 반복한다.

 

바뀐 건 정신이다.

 

 

 

노인이 세상을 떠나고 아기가 태어나면서 육체는 부활한다.

 

육체가 부활하면서 정신은 다시 시작된다.

 

 

 

 

현실은 육체와 정신을 끊임없이 반복할 뿐이다.

 

이러한 현실을 초월할 수 있는 초현실적 요소는 '자유'다.

 

노래와 술은 자유를 깨달은 달팽이들이 얻은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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